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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현 CFP의‘돈’되는 이야기>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뿔났다 -<1부>
정경NEWS | 승인 2013.03.11 18:19|(156호)

[정경뉴스=강준현 국제공인재무설계사 / 강준현 CFP사무소 대표] 프랑스‘세금 망명’으로 국적 바꾸는 갑부들 프랑스의 국민 배우로 불리는 제라르 드빠르디유(Gerard Depardieu)가 단단히 뿔이 났다. 무엇에 대해서? 본인의 조국에 대해서.어찌나 뿔이 났는지 국적을 바꿔버렸다.

2013년 1월 3일 유럽언론들은 일제히 드빠르디유가 프랑스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 국적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그를 사저로 초대해서 여권(국적)을 직접 전달하는 이벤트까지 벌였다고 한다. 무엇 때문에 국적까지 바꿨냐고?

바로 세금 때문이다. 모(母)국의 세금이 부담스러워 세금이 적은 나라로 피신을 한 것이다. 그렇다. 그는 이른바‘세금 망명’을 했다. 프랑스는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드빠르디유가 실제로 프랑스 국적을 완전히 포기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국적 변경을 고민할 정도로 세금이 버거운 건 사실인 모양이다. 이 양반만 그런 게아니다.

프랑스 최고의 갑부이자 세계 4위의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Bernard Arnault) 루이비통 회장도 벨기에로의 귀화를 추진하고 있고, 그 밖에도 상당수의 프랑스 부유층들이 국적이나 재산을 외국으로 옮기고 있다.

도대체 프랑스는 세금을 얼마나 많이 내야 하길래 이런 세금 망명 행렬이 줄을 잇고 있나 궁금하던 차에 눈에 들어온 소식이 프랑스 정부의 개인소득세 정책이다.

2012년 말에 프랑스 정부는 연간 100만 유로(약 14억원) 이상의 소득에 대해서는 75%의 소득세율을 신설해서 2013년부터 2년간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사실 프랑스 정부의 저 발표는 실생활과 밀접한 내용이 아니다. 75%라는 수치만 얼핏 봐서는 프랑스 국민들이 우리보다 세금을 훨씬 많이 낸다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각인될 수 있지만 실제로 저 구간에 해당되는 사람은 6천만 프랑스 국민 중에서 1500명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위에서 언급한 영화배우나 재벌 회장님 등 몇몇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세율이다. 게다가 14억원 미만의 소득에 대해서는 5개의 구간으로 나눠서 0~45%의 누진세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20억 벌어서 세금 15억 내는 그런 구조도 아니다.

결정적으로 75% 소득세율은 프랑스 헌법재판소에 서 위헌판결을 받아 현재로서는 시행되지 않고 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위헌판결을 받은 이유가 75%라는 세율이 너무 높아서 가 아니라 세율을 적용하는 방식 때문이라는 것이다.

프랑스는 우리와 달리 기본적으로 개인별 과세가 아닌 가구별 과세를 하고 있는데, 75% 세율은 개인별 과세 방식이기 때문에 평등의 측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부부가 각자 10억씩 버는 집과 부부 중 한 사람이 20억을 버는 집의 세금에 엄청나게 큰 차이가 있으면 평등하지 않다는 말이다. 일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는가?

세금이란 무엇인가? 국민 개개인의 세금에 대한 개념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사전적 의미로는‘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강제로 거두어들이는 금전’이라고 되어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국민의 주권과 생명과 재산과 영토를 보호하고 국민들이 안정적이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안보, 행정, 법률, 치안, 복지, 교통 등에 대한 공공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당연히 돈이 필요하고 그것을 세금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세금을 내야 하는 것에 동의하는가? 필자는 여기에서 첫 번째 이견이 발생한다고 본다. 대체로는 국가의 공공서비스를 인정할 테지만 간혹‘국가가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어?’라는 태도의 소유자들이 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에 TV 시청료, 국민연금 납부를 거부하고 섬에 들어가 사는 인물이 나오던데 이 사람이 한 말이 걸작이다.

‘그럼 나 오늘부터 국민 안 할래!’물론 시청료와 국민연금은 세금이 아니고, 이 영화가 세금을 주소재로 다룬 영화도 아니다. 하지만 영화 속 인물의 세금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고, 이 사람처럼 겉으로 표현은 안 하지만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비록 소수일망정 분명히 있다는 건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국가가 그들에게 해준 게 아무것도 없을까? 함부로 국민임을 포기해도 되는 걸까? 그건 좀 아니지 않을까? 적절한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필자는 국가의 공공서비스는 공기 중의 산소로, 공공서비스에 대한 개인의 느낌은 산소측정 센서(sensor)로 이해할 수 있다고 본다.

공공서비스는 산소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고, 개인이 갖고 있는 센서의 성능에 따라 어떤 이는 산소의 정확한 농도까지 측정할 수 있는 반면,또 어떤 이는 산소가 있는지 없는지조차 측정이 안 될 수 있다.

하지만 산소가 측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 누구도 산소가 없다고 주장할 수는 없다. 만약 그런 주장을 한다면 그는 크레타 섬의 거짓말쟁이다.

산소가 없다면 산소가 없다고 주장할 그 누구도 이미 죽고 없을 테니 말이다.

따라서 산소가 측정되지 않는다면 산소가 없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본인의 센서가 무딘 건 아닌지 살펴보는 게 맞다. 그게 합리적이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여러분은 세금을 내야 하는 것에 동의하는가? 다른 표현으로, 산소가 있다는 것에 동의하는가? 동의한다면 산소를 사용하는 비용(세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 비용은 어느정도가 적정한가? 필자는 여기에서 두 번째 이견이 발생한다고 본다. 이 얘기는 다음 호에 계속된다.

yeryn@ch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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