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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중소기업 살리기 야심찬 프로젝트“중소기업 대통령으로‘3不해소’하겠다”
강경윤 기자 | 승인 2013.03.11 11:26|(156호)

[정경뉴스=강경윤 기자] 박근혜 정부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이 주목받고 있다. 이전 이명박 정부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나름대로‘선방’했고,‘ 무역 8강’을 비롯해 긍정적인 성과를 이루었다. 하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양극화가 심해지고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해로 인해 사회적 갈등이 매우 컸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박근혜 정부는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당선 전 공약으로“손톱 끝에 박힌 가시를 빼주겠다”며‘중소기업 대통령’을 자청했다. 1월 9일 상공인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는“중소기업을 어렵게 하는 불공정·불균형·불합리의 3불(不)을 해소하겠다”라고 말함으로써 중소기업 육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당선 이후 첫 경제행보 역시 전경련보다는 중소기업중앙회였다.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중소기업정책의 핵심은‘중소-중견-대기업’의 성장 사다리 구축, 선순환 창업·벤처 생태계 조성,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요약된다. 그동안 중소기업계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납품단가 조정협의권을 협동조합에 부여하고, 생계형 서비스업의 적합업종 지정범위 확대, 징벌적 손배제 적용범위 확대, 전속고발권 폐지 등 대부분이 포함돼 3불 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이 마련될 것으로 분석된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6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회의실에서 소상공인 단체연합회 임원단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GH노믹스‘3不해소정책’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한 박근혜 대통령호가 2월 25일 출범함에 따라 중소기업을 경제발전의 중심에 두고자 하는 새 정부의 정책이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도“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만 한다”면서“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펼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제가 추구하는 경제의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월 25일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18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중소기업 육성정책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중소기업정책의 핵심은‘중소-중견-대기업’의 성장 사다리 구축, 선순환 창업·벤처 생태계 조성,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요약된다.

그동안 중소기업계가 지속적으로 주장해온 납품단가 조정협의권을 협동조합에 부여하고, 생계형 서비스업의 적합업종 지정범위 확대, 징벌적 손배제 적용범위 확대, 전속고발권 폐지 등 대부분이 포함돼 3不해소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이 마련될 것으로 분석된다.

박근혜 정부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출연연구소 예산의 중소기업지원쿼터제 도입 등을 통해 중소기업 기술력을 선진국의 90%, 생산성은 대기업의 60%로 향상시킬 목표를 세웠다.

또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지역별 원스톱 수출지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통령 주재 무역진흥전략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선순환 창업·벤처 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창업·벤처 활성화를 위해 이스라엘식 투자시스템을 도입하고 엔젤투자 소득공제 확대, 코스닥시장의 기술기업 중심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실패 기업의 재기를 위해서는 압류재산 면제범위 확대, 간이 회생제도 도입, 체납된 세금의 납부유예 등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한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강화를 위해 동반성장지수 평가대상을 확대하고, 성과공유제 도입 확인기업을 늘리기로 했다.
 
외국에 진출했다 국내로 돌아오는 유턴기업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중견기업이 되더라도 중소기업의 금융·세제 지원이 한꺼번에 없어지지 않도록 단계적 축소로 방향을 잡았고, 가업상속 지원 강화 등 중견기업 정책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소기업 전문가들도 예전보다 진일보한 정책이라는 평가다.
 
다만 정책을 실현할 집행구조가 예전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각 부처별 칸막이가 여전해 정책 효율성을 떨어뜨리는 구조적인 문제점을 그대로 안고 있기 때문이다.

김문겸 중소기업옴부즈만은“손톱 밑 가시로 표현되는 규제를 개선하는 데도 부처별로 책임을 떠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면서“좋은 정책들이 각 부처별로 흩어져 있어 이를 책임지고 꿸 수 있는 기관이 애매하다”고 지적했다.
 

 중기중앙회,‘ 박근혜정부3不해소’큰기대

박근혜 대통령은 2월 7일 인수위원회 전체회의를 처음으로 주재하면서“현실에 바탕을 두고 국민들이 아파하고 고통스러운 게 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라며“거창한 얘기에 앞서 그런 노력을 하게 되면 상당히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국내 전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직장인의 88%가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것이 국내 경제구조와 고용환경이기 때문이다.

1999년부터 2009년까지 중소기업의 고용기여율은 117% 증가한 데 비해 대기업은 오히려 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의 제조업 부가가치 기여율도 중소기업은 53% 증가한 데 비해 대기업은 48% 증가해 중소기업이 부가가치에 더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실정을 잘 알아주는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 초기부터 “손톱 밑 가시를 빼겠다”며 중소기업정책을 밀도 높게 추진하겠다는 데 대해 중소기업인들의 기대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지난해 12월 26일 중소기업 중앙회를 방문해 1층 현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있다. 박 대통령은 이 날 소상공인에서 대기업 총수들까지 경제계 인사들과 만난다.

중소기업계는 후보 시절이나 당선이 되고서도‘경제 민주화’를 강조하며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왔던‘3불 문제’해결에 적극 나서려는 새 정부의 약속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측에 ▲공정거래위원회 전속고발권 폐지 ▲협동 조합 납품단가 협의권 부여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대형 유통업체 판매수수료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차기 정부에 바라는 중소기업정책 제안서’를 제출했다.

제안서에는 우선 현재 지식경제부 외청인 중소기업청과 대통령실 산하 중소기업비서관을 국무총리 직속의 중소기업위원회와 대통령실 산하 중소기업수석으로 각각 개편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계 내부에선 중소기업청을 아예 중소기업부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중소기업청은 지경부 외청이면서 차관이 수장을 맡고 있어서 중소기업정책을 소신 있게 펴는 것에 상당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이번 정부조직개편안에서 중소기업부로의 승격이 어려워진 게 현실이지만 여야가 계속 연구하기로 함에 따라 가능성은 열려있는 상태다.

박 대통령의 공약 중 중소기업계가 재차 건의한 것으로는 공정위만 갖고 있는 전속고발권을 중소기업협동조합들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안과 지금의 협동조합 납품단가 조정신청권을‘협상권’까지 확대하자는 안이 눈에 띈다.

특히 납품단가 조정신청권을 행사하기 위해선 하도급계약 체결일로부터 90일이 지나야 하는 등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점을 들어 기간을 60일로 줄이고 가격에 대한 신청요건 역시 15% 이상 상승했을 때만 가능했던 것을 5~15% 인상 시에도 신청할 수 있도록 하자고 덧붙였다.
 

 중기문제, 3不문제해결이관건이다

중소기업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거창한 지원정책보다는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규제를 개혁하는, 작지만 효과적인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 시작은 바로‘불공정-불균형-불합리’로 대표되는 이른바‘3不문제’의 인식이다. 3불 문제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진출로 인한‘시장의 불균형’▲대기업의 일방적인 납품단가 책정 등‘거래의 불공정’▲은행 대출금리 차별 등‘제도의 불합리’를 뜻한다.

   
▲ 지난해 6월 26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 앞에서 열린‘대형마트·SSM 영업제한 철폐 소송 중단, 자율적 의무 휴일제 시행 촉구 기자회견’에서 골목상권살리기소비자연맹과 유권자시민행동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손톱 밑 가시는 불공정, 불균형, 불합리라는 3불 문제만 해소돼도 상당부분 해결된다”라며“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제도 보완이 골자인 만큼 별도의 예산도 필요치 않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불균형 - ‘대형마트에 밀려나는 골목시장’

지난 연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으로 대형마트의 강제휴무일 수가 3일에서 2일로 줄어든 대신 영업시간은 매일 2시간 늘어나는 등 원안에 비해 크게 후퇴됐다. 수혜 대상인 전통시장 상인들의 얼굴빛이 어두운 이유다.

유통업은 대기업의 사업영역 확대로 시장불균형이 가장 심각하게 발생하는 업종이다.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끊임없이 영역을 확대하는 대기업이 손쉽게 사업에 진입할 수 있고, 제조업처럼 특별한 기술력과 연구개발비가 들지 않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골목시장을 빠르게 잠식했고 유통시장 불균형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국내 대형마트들은 연평균 8% 성장했지만 전통시장은 마이너스 6% 성장했다.

최근 7년간 176개의 전통시장이 사라진 것과 비교해 같은 기간 대형마트는 248개에서 439개로 191개, 기업형슈퍼마켓(SSM)은 234개에서 924개로 무려 690개나 증가했다. 또한 신규 중소기업의 3년 후 생존율은 45%에 불과하다.

1997년부터 2007년까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업체는 28개 업체에 불과하다. 대기업은 식자재 유통, 인테리어, 자동판매기, 자동차 정비, 계란 유통까지 진출해 소상공인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거래의 불공정 - ‘대기업의 일방적 납품단가 인하’

대기업이 자금력 등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일방적으로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불공정 거래행위로 중소기업의 피해가 늘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강제성을 띤 납품단가 인하를 근절하기는 쉽지 않으며, 중소업체들은 피해를 봐도 그마저 거래가 완전히 끊길 것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한 예로 공기기압(공기압축기) 제조업체인 한국에스엠씨공압은 최근 공정위로부터 부당하게 인하한 납품단가 4400만원을 납품업자에게 지급하도록 통보받았다.

이 회사는 해당 납품업체에게 3개 품목을 다량 일괄 수주할 것처럼 통보하고 납품단가를 종전 단가에 비해 최고 22.8%까지 인하했다. 그러나 실제 단가 인하 후에는 소량으로 발주해 납품업체에 손해를 끼쳐 공정위에 적발됐다.
 

이처럼 대·중소기업 간 하도급법 위반 접수건수는 2009년 1900건에서 2010년 1267건으로 떨어졌으나 2011년 1322건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중소기업계는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 거래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하도급업체의 기술 탈취 및 유용에 한정된 범위를 하도급의 모든 부당행위까지로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삼성, 현대차, 포스코 등이 적극적인 동반성장에 나서는 등 대기업들의 풍토가 과거보다 많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그렇지 않은 곳이 많다는 지적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 있는 대기업에 반해 납품 중소기업은 허탈한 부분이 많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납품단가 책정 등으로 협력사를 쥐어짜지 못하도록 제도를 보완해 중소기업이 노력한 만큼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대기업의 불공정 거래행위는 솜방망이 처벌이 제일 큰 문제다” 라고 말해 관련법이 강화될 여지는 큰 것으로 보인다.

제도의 불합리 - ‘대출은 어렵고 금리 또한 높아’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이 대기업과의 공정경쟁을 가로막는 불합리한 제도로 꼽는 것 중 하나가 은행의 까다로운 대출절차와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적용 문제다.

   
▲ 중소기업계는 은행에서의 까다로운 대출절차와 대기업보다 높은 금리적용으로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모 발광다이오드(LED) 생산업체는 설립 5년 만에 15개 특허를 취득했지만 은행 대출이 안 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2011년 매출 400억원, 수출 1000만 달러를 달성하고 지난해에는 상반기에만 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회사규모가 커짐에 따라 추가대출이 필요했지만 은행은 2011년에 받은 대출금을 먼저 상환하라고 요구하며 추가대출을 거절했다. 다른 은행 역시 빌린 돈부터 갚으라는 말뿐이었다.

이처럼 중소기업 대출에 유달리 까다로운 은행은 대출금리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차등적용한다. 2012년 10월 기준 중소기업의 대출금리는 5.29%인 데 비해, 대기업은 이보다 0.53% 낮은 4.74%였다. 자금사정이 여유롭지 않은 중소기업이 오히려 높은 금리를 적용받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은행의 차별적 금리는 담보대출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부동산 등 담보를 제공해도 중소기업에는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된다.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 특성에 맞는 신용대출을 확대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중소기업 대출의 80%는 담보대출인데, 매출실적과 담보가 없는 기업은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한 성장 잠재력 등도 대출심사 기준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평가 결과에 따라 개별 기업별로 재무협약서를 작성하고 협약 이행 여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히든 챔피언’을 키워라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의 성장 사다리가 튼튼하게 구축되기 위해서는 각 단계별로 정부의 정교한 지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세계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는 전문성과 기술력을 갖춘 고유의‘필살기’가 있어야 한다.

실제로 EU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지만, 예외적으로 독일만은 2년 연속 유로존의 2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달성하고 20년 내 최저의 실업률을 실현하면서 최대규모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는 등 경제 강국으로서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었다.
 
이러한 독일 경제의 주역은 대기업이 아닌‘든든한 다수의 중소·중견기업’에 해당하는 강소 기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이다.

독일에는 수많은 강소기업들이 있다. 이른바‘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이다. 히든 챔피언이란 1962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Hermann Simon, 66)이 처음 사용한 용어로, 일반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중소기업을 뜻한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독일 기업의 99.7%가 중소기업이고 사회보험 적용대상인 직장인의 78.87%가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다”면서“우리 경제의 활로 개척과 취업난 해결을 위해서는 독일식 중소기업 육성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은“이제는 중소기업이 경제의 조연이 아닌 당당한 주연으로 거듭나도록 꼭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는“독일경제가 강한 것은 세계 1등인 히든 챔피언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중소기업정책의 방향이‘작지만 강한’히든 챔피언 육성에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 우물’파지만‘영업’은 전 세계로 히든 챔피언의 가장 큰 특징은 제품은‘한우물’만 파지만, 영업은‘전 세계’를 무대로 뛴다는 것이다.

독일의 중소기업 중 무려 32만개 기업이 수출에 참여하며 그중 1500개는 ‘히든 챔피언’급 기업으로 세계시장 1, 2위를 다투는 강소기업들이다. 독일 중소기업은 청년 직업교육의 80%를 담당할 뿐 아니라 이들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며 독일의 지속가능한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 독일 수제 그랜드 피아노 분야의 세계적인 강소기업 중 하나인 '블뤼트너(Blutner)'.

독일의‘히든 챔피언’중에는 100년이 넘도록 가업을 승계해온 가족기업이 유난히 많다. 1853년 라이프치히 대장장이였던 율리우스 블뤼트너가 창업한‘블뤼트너’는 수제 그랜드 피아노 분야의 세계적인 강소기업이다. 현재는 크리스티앙 블뤼트너 하슬러와 크누트 블뤼트너 하슬러 형제가 5대째 가업을 이끌고 있다.

형제는 분업화된 대량생산 방식 대신 아직도 장인들이 일일이 직접 손으로 깎아 한 대의 피아노를 만드는 수제방식을 고수한다.

이렇게 제작된 명품 피아노는 최고 1억5000만원에 팔려 나간다. 가업을 위해 의사직을 포기한 형 크리스티앙은 회사의 가장 큰 자산으로 수십 년간 함께해온 숙련된 직원들을 꼽는다. 블뤼트너의 목표는 세계 최대의 피아노 회사가 되는 것이 아니라 세계 최고의 피아노를 만드는 회사로 남는 것이다.

독일의‘힙(HiPP)’은 유아용 이유식 전문회사로 창업 당시인 1932년부터 줄곧 ‘자신 있는 고유 부문에 집중하자’는 전략을 고수했다. 이후 시장을 계속 넓혀나갔고 러시아와 헝가리, 오스트리아 등에 생산기지와 판매법인을 두고 최고책임자와 중간간부도 대부분 현지인을 채용, 결국 유아용 이유식 부문 유럽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독일 뮌헨 인근 빈다크(Windach)에 위치한‘델로(DELO)’는 산업용 접착제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스마트카드 칩 모듈에 쓰이는 접착제 시장에 집중해 이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80%를 기록하고 있다.

종업원은 300명에 불과하지만 연매출(2011년 기준) 4400만 유로(한화632억여 원)에 달하는 우량 기업이다. ‘히든 챔피언’에 대한 국내 전문가로 손꼽히는 유필화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SKK GSB) 원장은“우리 중소기업들도 철저한 전문화와 세계화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라며“정부도 무엇보다 중소기업들의 연구개발 능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2월 14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애로 타개를 위한 새정부 정책 과제 대토론회'에서 이현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 간사는 "`히든 챔피언`이라는 독일 중견기업처럼 글로벌 시장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스타 중소기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조건적인‘중기 우대 정책’은 약이 아닌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중소기업 정책이 정치적·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을 틈타 스스로 가시를 뺄 수 있음에도 엄살을 부리는 중소기업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연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대표적인 모범사례로 언급되고 있는 독일 중소기업은 정부나 정책에 의존하는 경향이 적다”며“정부가 만성적인 규제를 개선하는 것에 발맞춰, 중소기업인들도 기술과 상품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자발적인 노력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ggangky@mjknews.com 

강경윤 기자  ggangky@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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