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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일본> 박근혜 정부가‘동아시아 신뢰 외교’에 시동을 걸었다
채수환 매일경제 경제부 차장 전 도쿄 특파원 | 승인 2013.02.12 13:35|(155호)

대통령 취임식(2월 25일)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 일본 등 동북아 국가들과 특사 파견을 통해 새로운 시대와 새로운 외교 정립에 나섰다. 이런 분위기라면 한미, 한중, 한일 정상회담도 정권 출범 이후 곧 가시화될 듯한 분위기다.

공교롭게도 2013년은 동북아 주요국의 지도부 재편이 동시에 이뤄진 사실상 첫 번째 시기다. 미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가 시작되고 중국은 시진핑 지도부가, 일본은 아베 자민당 내각이 본격 출범한다.

2011년 12월 김정일의 사망으로 북한 3대 세습체계를 이어받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2012년 1년 동안 체제이양기를 거쳐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동아시아 국제질서가 주목받는 이유는 긴장과 갈등 구조가 그 어느 때보다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중국과 일본은 자원과 영토, 과거사를 둘러싼 군비경쟁이 첨예하게 촉발됐고 북한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어 핵실험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변수와 중일 영토 갈등

동북아 안보의 가장 큰 변수는 북한의 핵실험이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1호를 시작으로 꾸준하게 장거리 미사일, 핵실험을 계속해왔다. 경제적 지원을 얻기 위한 흥정수단(bargaining chip)이라기보다는 명실상부한 핵 보유국으로 부상해 동북아의 안보지형을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돼 있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으로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한다면 군사적 측면에서 우월적 입지를 유지하게 되고 이는 곧 대남 무력도발을 통한 동북아 안보의 최대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두번째 변수는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이다. 양국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아베 내각이 강경자세로 전환할 경우 센카쿠 열도 해상에서 중일 양국 간의 국지적 무력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이 실효지배 중인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은 한일 접경지역인 독도와 일본-러시아가 대립 중인 북방 4개 섬(쿠릴열도)의 영유권 분쟁에도 민감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첨예한 동북아 긴장관계 속에 탄생한 박근혜 정부는 동아시아 질서 재편에 새로운 변수로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한 ‘동북아 신뢰외교’는 경제협력과 기후변화, 핵안전과 자연재해 등과 같이 주변국과 공통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사안은 대화와 협력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 직후 인터뷰를 통해“동북아시아는 역내 국가들 간에 첨예한 갈등이 내재하고 있지만 이를 스스로, 그리고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안정 속에서 미래로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치·안보 협력과 경제·사회 발전을 두개의 축으로 조화와 균형을 맞춰나가겠다는것이 박근혜 당선인의 신뢰외교의 기본 구조다.

동북아판 헬싱키 프로세스

대선 기간 중 박근혜 당선인이 내놓은 동북아 구상은‘헬싱키 프로세스’였다. 헬싱키 프로세스는 미국과 구소련이 대립했던 동서 냉전시대에 미국 중심의 나토(NATO)와 소련 중심의 바르샤바 동맹 35개 회원국들이 유럽의 안보협력을 위해 1975년에 체결한 헬싱키 협약(Helsinki Final Act)을 이행해나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이 협약은 유럽에서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신뢰구축 조치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박근혜 당선인이 표방하고 있는 동북아 신뢰외교의 벤치마킹 모델로 간주된다.

박근혜 당선인은‘동북아판 헬싱키 프로세스’의 액션플랜으로 역내 국가 간 핵안전 협력기구를 만드는 방안을 주도할 계획이다.

북한에는 스스로 핵무기를 포기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결단을 내리라고 촉구하는 반면,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도 동북아 안정을 위해 다자 간 협의기구를 만들어 대북한 정책을 전향적으로 변경해나가겠다는 취지다.
대북한 강경노선을 유지했던 MB 정부와는 달리 박근혜 정부는 북한과도 적극적으로 관계개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가스관 부설과 송전망 구축사업 등 에너지 네트워크 연결사업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한반도종단철도(TKR)를 연결해 복합 물류네트워크(일명: 실크로드 익스프레스)를 구축하고 동북아 지역과 유라시아(유럽+아시아) 경제협력의 초석을 쌓겠다는 원대한 포부도 내비쳤다.

국익 우선주의 원칙 고수

“동북아 안정과 평화가 목표지만 국익 우선주의 원칙은 철저하게 지키겠다.”박근혜 당선인은 북한 핵 문제와 동북아 역사갈등에 대해서는 국익, 안보 관점에서 단호하게 대처하고 우리의 주권이 침해되는 상황은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북한이 해상경계선인 NLL에 대한 도발을 해올 것에 대비해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컨트롤 타워기능을하는국가안보실을 신설할 계획이다.

북한의 도발을 억지하기 위해 한미연합 억지력을 포함한 포괄적 방위역량을 강화하고 임기 3년째인 2015년 전시작전권의 전환도 차질없이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극우노선을 표방하는 일본 아베 내각에 대해서도 영토와 역사의식은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박근혜 당선인은 지난 1월 초 아베 총리의 특사를 접견했을 때 일본 새 내각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표명했다.

아베 내각이 2월 22일 다케시마(독도)의 날, 3월 고교 교과서 검정, 4월 외교청서, 8월 방위백서 등을 통해 자국중심 영토, 역사의식을 수정하지 않을 경우 한일 관계의 냉각 국면은 쉽게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북아 외교의 중심축인 한미 관계는 포괄적 전략동맹 관계를 심화 발전시키고 한중 관계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업그레이드 될 것으로 보인다.

채수환 매일경제 경제부 차장 전 도쿄 특파원  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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