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뉴스=강경윤 기자] ‘빈민의 대모’사단법인 세계빈곤퇴치회 강명순 이사장. 대학시절부터 35년 동안 빈곤퇴치에 전념해온 그녀는 2008년 제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례대표 순번 1번으로 국회에 입성, 보건복지위원회 위원과‘한나라당 빈곤 없는 나라 만드는 특별위원회 위원장’의정활동을 통해 빈곤퇴치를 위해 고군분투해왔다.

최근 2020년까지 빈곤 결식아동이 한 명도 없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강 이사장, 그녀를 만나 쪽지예산과 빈곤층 관련 복지예산 삭감에 대한 문제점을 들어봤다.

사단법인 세계빈곤퇴치회 강명순 이사장은 이화여자대학 졸업 후 빈곤퇴치 운동에 몸담아왔다. 교회 목사이기도 한 그녀는 대학 재학 시절 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 활동을 하며 ‘예수님이 갈릴리로 가서 가난한 사람들을 섬기고 그들을 돕고 사랑을 나누어주라는 말씀’을 가슴에 섬기며 살아왔다고 한다.

강 이사장은 창동지역 도시빈민을 위한 빈활 활동이 인연이 되어 졸업 후 사당3동 판자촌에서 일했고, 35년 동안 빈곤퇴치운동에 전념해오고 있다.

대학시절 양장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바라보며 그들에게 빚지고 있다는 마음이 빈곤퇴치운동의 계기가 되었다는 그녀.

공립 여자중학교 시절 간경화로 아프신 아버지로 인해 가정형편이 어려워 공납금을 못 냈다는 이유로 서무실 창고에 갇히면서 많이 울었다는 그녀의 경험은 빈곤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일하겠다는 또 다른 계기가 되었다.

복지예산에서 소외된 빈곤층

한국은 산업화, 도시화로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불공정 분배구조로 인해 빈곤의 악순환이 대물림되고 있다.

부모의 빈곤은 자식 배움의 부족으로 이어지고 배움의 부족은 취직문제로 이어져 주거문제와 빚이 발생하며 이는 또다시 2세대에 대한 교육의 부재로 이어져 빈곤은 악순환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2013년에 통과된 복지예산을 살펴보면 전체적으로 복지·민생 공약사업 예산이 크게 늘었다. 0~5세 무상보육 사업 관련된 영유아 보육료 사업이 4359억원,어린이집 확충 124억원, 가정 양육수당 지원사업 예산 2538억 원이 증액됐다.

하지만 건강보험 가입자 지원 사업 3193억 원, 교육급여 66억원, 노인장기요양보험 사업운영 13억원,의료급여 경상보조 2824억원, 차상위계층 지원 4억8200만원의 감액이 이뤄졌다.

강 이사장은 1월 4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정부와 국회가 의료기관에 부담을 주면서 외상으로 예산을 만들어놓으면 병원이 기초수급자나 가난한 사람 진료 기피하는 건 뻔하다”며“돈없어 떨고 있는 사람이 아프기까지 해 죽겠다는데 이런 건 우선적으로 해야 되는데 잘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한“복지예산이 아무리 늘어도 전체 절대빈곤층의 3% 예산은 삭감됐다고 본다”라며“의료급여 예산2824억 가량 삭감된 데 대해서 156만 명 정도가 혜택을 받는데 이걸 삭감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그뿐 아니라 보훈대상자 교육비 지원이나 차상위 계층 지원, 실업자 직업능력 개발 예산도 39억 삭감했다”고 말했다.

이어“아동 복지시설 중 보육원 급식비를 1520원으로 배정했는데 올해 인상된 금액은 1620원으로 작년에 비해 겨우 100원 인상하나. 예결위 심사 마치고 1억5000만원 들여 해외여행 가는 의원들이 100원 인상하나. 그래서 이번 여행비는 모두 반납시켜야 한다”고 질타했다.

▲ 지난 2012년 6월19일 세계빈곤퇴치회 사무실 개소식 및 선포식.

쪽지예산 관행 철폐하고 정부예산 재정비해야

강명순 이사장은 이번 복지예산 편성에 대한 또 다른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회예산은 쪽지예산에 밀려빈곤아동 청소년 지원 예산이 현실성 없는 예산으로 삭감된 점이다.
 
쪽지예산이란 지역구 의원들이 예산 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여야 간사 또는 예결위 계수조정위원회 위원들에게 건네서 챙겨달라는 지역구 예산 사업내역이다.

2006년 빈곤아동 청소년 지원에 대한 복지부 용역연구 결과 1개의 지역아동센터당 600만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2012년 정부 지원금은 395만원이었다.
 
이는 11만명의 아동청소년이 이용하는 지역아동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 월평균 인건비가 110만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현실성 없는 지원금이다.

이에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예산부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보건복지위원회 예결산소위원회에서 새누리당 김명연 의원이 주장하여 의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로 넘어가 새누리당 정병국 의원과 김명연 의원이 예산 필요성에 대해 다시 발언했지만 결국 국회예결산특별위원회 계수조정소위에서 쪽지예산에 밀려 11억원만 증액되었다. 이는 현실적인 필요예산인 176억원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강명순 이사장은“쪽지예산의 관행은 무조건 철폐해야 한다. 대통령인수위원회에서는 이번에 통과된 쪽지예산은 다 삭감해 추징해야 하고 잘못된 정부예산을 찾아내 예산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빈곤율과 청소년 자살률 높은 복지 현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21일 발표한‘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빈곤율은 16.5%로 인구 6명 중 1명꼴로 연간 소득이 빈곤선인 998만원에도 못 미친다.

더구나 1인 가구·65세 이상 노인들의 절반이 빈곤층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10만명당 자살률이 8년째 1위인 자살공화국이다. 특히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국가차원의 대안과 예방책과 해결책을 제시하라는 권고를 받을 정도로 청소년 자살률도 높다.

▲ 강명순 이사장이 신월동지역아동센터를 방문, 아이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했다.

한 예로 대선 이후 통계청 발표가 있었던 12월 21일 인천에서 11살 여자초등학생이 소금밥을 먹이며 학대하는 50대 새엄마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11월 25일 35세의 가출한 엄마가 36개월인 아들을 마구 때리고 발로 짓밟아 숨지게 했다.

또한 부산에서는 2008년부터 2012년 8월까지 최근 5년간 국민기초생활보장수급권자 26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정신적 빈곤으로 인한 범죄와 자살이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의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학교에서‘방과 후 돌봄’을 통해 아이들의 생명을 보호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2012년 6월 가출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가출청소년들은 자신들의 희망과 꿈에는 관심이 없고 성적 위주 학습을 하는 학교를 없애버리거나 교육방법을 개선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강 이사장은“지난 2012년 7∼8월에 빈곤 아동청소년 1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동청소년을 짜증나게 하고 귀찮게 하고 우울하게 만드는 문제 중 가장 큰 요인이 학업 스트레스와 학교와 선생님들이 었다”라며“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짜증나지 않겠냐는 질문에‘학교를 없애버린다, 학교를 파괴한다, 학교를 부순다’고 말했다”고 강변했다.

또한“이런 아이들을 위해 밤 10시까지 온 종일 학교에서 방과후 돌봄하는 예산으로 373억원 증액시켰다. 이는 아동학대 수준이다“ 고 말했다.

이어“초등학교와 중학생을 위한 대책은 비현실적인 대안으로 불충분하고 미약하고 구멍이 뚫려 있는데 평생 맞춤형 복지라고만 한다”라며“이는 비효율적이며 빈곤의 대물림을 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에게 꼭 필요한 복지전달을 위해

강명순 이사장은 효율적인 복지를 위해 사회복지 전달체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녀는“국민의 피 같은 세금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사용되도록 호주의‘센터링크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센터링크 방식은 국민이 인터넷으로 접속하면 자신에게 주어지는 사회복지 지원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한 정보제공 서비스로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많은 세금 누수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 방식은 컴퓨터상의 방어시스템을 통해 센터링크제도 안에서는 본인만 검색 할 수 있으며, 제도를 실시할 경우 사회복지 공무원 7000명을 증원할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강 이사장은 10년 동안 진행되어온‘국민기초생활수급제도’를 전면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에 따르면 2011년 8월 기준으로 5년 이상 장기 수급자는 47만5000 가구로 전체수급자의 54%이며, 이중 27%인 23만4000 가구는 10년 이상 된 붙박이 수급자라고 한다.

또한 근로능력이 있는 30대부터 50대까지의 수급자는 43만명으로 전체 수급자 148만 명의 29.0%이며 신규 진입자는 42.6%에 불과하다고 한다.

강 이사장은“기초수급제도를 통해 자활을 유도하기보다 통합적이고 일률적인 지원으로 의존적인 복지병을 지속하게 한다”라며“센터링크 제도를 통해 맞춤형 지원을 할 수 있게 분류가 되면 집이 필요한 주거빈곤층은 주거지원을, 의료빈곤층에게는 의료지원을, 자녀교육비가 필요하면 교육지원, 생활고가 시급하면 긴급생활비를 지원하는 개별급여 방식으로 과감하게 개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찾아가는 사례관리 서비스’로 빈곤 대물림 끊자

효율적 복지체계의 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빈곤의 대물림을 끊는 것이다. 이를 위해 강 이사장은 자신이 직접 그린 이미지로 그 해결책을 제시한다.
 

▲ 그림은 강명순 이사장이 디자인한것으로 빈곤대물림을 끊기 위한 내용을 함축하고 있다.

그림은 빈곤 악순환을 나타내는‘ㅂ’이다. ‘ㅂ’안에는 가난한 사람들이 다리를 뻗고 울고 있는 그림이다. P는 Poverty(빈곤)이다. 빈곤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방치해두는 것이 아니라 빈곤에 직면하면서 자활할 수 있는 인프라나 시스템을 구축해줘야 한다.

그 중 하나가 그림에서 보듯이‘희망 사다리’로 이는 (사)세계빈곤퇴치회의 사업원칙 중 하나이기도 한‘찾아가는 사례관리’다.

찾아가는 사례관리란 기존 사례관리가 이론중심, 문제중심이었던 것과는 달리 사회복지사가 직접 가난한 사람들을 찾아가 복지서비스와 상담을 통한 정서적 지원을 하면서 스스로 자활할 수 있도록 사례관리를 해주는 것이다.

사례관리에는 사례관리자와 수혜자의 관계가 있으나 찾아가는 사례관리에서는 이 둘의 관계를 파트너, 즉 동반자로 설정한다.

최근 강명순 이사장은 사례관리 워크샵을 위해 포항,밀양, 제주도 지역아동센터를 포함한 전국 19곳을 순방중이다.

교육대상은 가난한 아동 청소년과 가족의 자살예방으로 지역아동센터협의회가 함께 한다. 강 이사장은“우리는 사례관리를 그냥 우리가 관리하니까 와서 상담받으라는 것이 아니라 찾아가서 가족들과 아이들이 원하는 사례관리를 하도록 교육시킨다”라며“자살하고 싶은 사람이 찾아다니면서 내가 죽고 싶다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찾아가는 사례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강명순 이사장은 2013년 한 해 우리나라 자살률을 낮추기 위한 활동에 매진하는 한편, 2012년 6월에 통과된‘아동빈곤법’에 대한 연구를 할 계획이라고 한다.

영국의 경우 엘리자베스 여왕이 세계 최초로 통과시킨‘아동의 빈곤예방 및 지원 등의 관한 법률’은 국회 통과 후 80 페이지 분량의 정부보고서가 나왔던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나오지 않은 상태. 이를 위해 강 이사장은 자신이 연구한 자료를 바탕으로 아동빈곤법에 대한 보고서를 만들 계획이다. 허락된다면 사례관리 교육을 전국 모든 시군구에서 실시하고 싶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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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윤 기자  ggangky@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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