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뉴스=강경윤 기자] 대한민국은 서구사회가 400여 년이란 기간 동안 이룩한‘경제성장’과‘민주화’를 짧은 기간에 이룩한 유일한 나라로 지구촌 수많은 나라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목받아야 할 것은 눈부신 발전 이면의 식민지 현실, 전쟁과 가난이라는 고난을 극복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역사의 가치가‘오늘’을 기준으로 평가된다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기적의 현대사를 후세에 전승하고 이를 통해 국민통합과 미래발전의 원동력을 확보함은 중요한 작업이다. 이는 박물관 개관 의지이기도 하며,‘ 김왕식 초대 관장’을 필두로 앞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근현대사 역사 기록의 중추를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지난해 12월 26일 개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어우러진 대한민국 대표 전시문화 공간으로 발돋움한다.

국가의 상징 거리에 위치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경복궁, 광화문광장 및 중학천을 연계하고 있어 접근성이 용이해 국민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거듭나겠다는 설립의지를 반영한다.

뿐만 아니라 조선시대 육조거리가 있던 광화문 일대에 위치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육조 가운데‘이조’라는 관청이 있던 자리이며, 1960년 2월‘정부 신 청사’라는 이름으로 착공된 후 20개월 만에 준공돼‘국가재건최고회의’건물로 사용되었다.

1963년 국가재건최고회의가 해체된 이후 경제기획원이 입주해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산실이 되었으며,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로 사용된 만큼 많은 역사적 의미를 담고 있는 건물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기존 국립중앙박물관과 민속박물관과는 달리 근현대사에 초점을 맞춰 개항 이후 국민들이 걸어온 역사를 정치,경제, 사회, 문화 등 총괄적 시각으로 접근한 박물관이다.

전시 구성은 4개의 주제로 시기별로 전시한다. 1876년 개항 이후 부터 1945년 8·15 광복까지를‘대한민국의 태동’으로, 1945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부터 1960년대 전후 근대 국가 토대 구축의 과정을 ‘대한민국의 기초 확립’으로, 1961년대 경제개발과 산업화를 이룩해 시민사회의 성장과 민주주의가 확산됐던 1987년까지를‘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으로, 1988년부터 현재까지 세계로뿐만 아니라 경제 선진국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과정을‘대한민국 선진화, 세계로의 도약’이란 주제로 전시한다.

역사적으로 시기가 가장 가까운 살아 있는 현대사의 특성과 어울리며 박물관의 주제별 전시효과는 나이별로 관심과 선호하는 영역이 다르다는 점으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70~80대는 일제 말기 코너와 6·25 전쟁 코너에서 많은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50~60대는 전쟁 후의 소위 ‘콩나물 교실’, 경제발전으로 이룩한 포니자동차, 공업제품 1호와 같이 자신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서 많은 감동을 느낀다.

이른바 386세대라는 40대는 민주화 코너를 통해 자신들이 대학시절 겪었던 이야기에 발길을 멈추게 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수집한 전시품은 총 4만여 점. 그 중 1만여 점은 국민들의 기증으로 수집된 자료로 앞으로도 개항 이후 대한민국이 걸어온 사료를 지속적으로 수집할 계획이다.

김왕식 관장은“앞으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지속적인 사료 수집을 통해 현대사의 역사 연구 ‘자료 아카이브’역할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공간부족, 미국대사관 건물로 해결하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김왕식 초대 관장의 임기는 2년이다. 김 관장은 남은 임기 동안 많은 특별기획전을 통해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과정 동안 이루어진 생활사의 변천과정을 국민들에게 보여줌으로써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박물관을‘역사와의 대화’가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특별기획전을 열기에는 협소한 전시공간이다. 박물관에서 소장 중인 자료 4만여점 중 현재 전시공간 부족으로 1500여 점만을 전시 중이다.

유물과 자료를 보관할 공간 또한 부족해 국립도서관, 여주의 사설 수장고를 빌려 쓰고 있으며, 2개의 기획전시실도 상설 전시공간으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김왕식 관장은“공간 확충은 불가피하다. 다행히도 박물관 옆의 미국대사관이 용산으로 이전한다고 한다. 그 건물까지 포함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만든다면‘대한민국 대표 문화거리의 대표 박물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관장을 제의받았을 당시의 심정은.

관장에 취임하기 전 이화여대에서 지난 20여년 동안 현대 한국정치를 가르쳤다. 1945년 이후한국정치는 크게 세 단계에 걸쳐 발전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단계는‘국가건설의 정치기간’으로 1945년부터 1960년까지를, 두 번째 기간은‘권위주의적 경제발전의 정치기간’으로 권위주의적 체제 하에서 경제발전을 이룩한 기간으로1961년부터 1987년까지이다.

세 번째 기간은 ‘민주화의 정치기간’으로 1987년 이후의 정치다. 기본적으로 국가건설의 노력과 경제발전이 있었기 때문에 민주화도 가능하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바로 그 점을보여준다. 박물관은‘대한민국의 태동’,‘ 대한민국의 기초확립’,‘ 대한민국의 성장과 발전’,‘ 대한민국의 선진화, 세계로의 도약’의 시각으로 박물관을 전시하고 있으며, 이는 내가 20년 이상 가르친 학문적 성향과 거의 맞기 때문에 기꺼이 사명감을 가지고 오게 되었다.

Q. 박물관 전시에 특징이 있다면.

다른 박물관과 달리 최첨단 IT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1층 입구의 무빙월(움직이는 벽)은 박물관이 보여주고 싶은 주제를 약 3분간에 걸쳐 최첨단 기법을 통해 보여준다.

더 더욱 재미있는 것은 제2 기획전시실에는 ‘우리역사 보물창고’가 있어서 어린이들이 박물관에 전시된 모든 축소 소장품들을 자유롭게 볼수 있도록 해놓았다.

또한 재미있는 부분은 대통령 코너이다. 대통령 코너에는 역대 대통령들이 다 모셔져 있고 관련 사진이 있다.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 직무실 책상 모형을 배치해 관람객들이 앉아서 사진을찍을 수 있다.

직무실 책상 뒤편 통유리를 통해 보이는 경복궁과 청와대의 경치가 매우 아름답다. 그래서 많은 관람객들이 좋아한다. 그리고 그 앞에는 대통령이 연설하는 연설대를 만들어 그곳에서 본인들이 대통령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굉장히 재미있는 부분이다.

Q.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개관 전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박물관에 대한 비판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번째는 특정 정치인의 업적을 미화하는 공간이 아니냐는 것이며, 두 번째는 경제성장은 강조됐는데 민주화는 홀대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두 가지 비판은 맞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첫째 특정 정치인을 미화하는 공간이라고 했을 때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특정 정치인의 업적을 중심으로 구성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련과 좌절을 어떻게 극복했는가를 국민의 시각에서 국민의 노력을 중심으로 전시한 것이다.

물론 그것을 이끌어온 정치 지도자들의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노력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첫째 비판은 타당하지 않다.

두 번째 비판은 경제성장과 관련해서 경제성장과 민주화의 노력은 균형 잡힌 시각에서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성장 부분은 가시적인 조형물이 많다. 선박을 만들어냈다든가 고속도로를 만들어냈다든가, 또는 새로운 공업제품을 만들었다는 등을 통해 보여줄 수 있는데 민주화 부분은 운동의 차원이다. 운동의 차원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운동할 때 쓰인 삐라나 신문기사, 방송기사, 영상물 등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코너를 마련해서 4·19 이후 오늘날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민주화운동을 모두 정리하고 있다. 잘 정리해서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결국 가시적인 경제성장 부분과 가시적이지 않은 민주화 부분 때문에 홀대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두 번째 비판도 타당하지 않은 것이다.

Q. 20년 동안의 교수생활이 박물관을 운영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박물관의 기본적인 기능 중 하나가 교육이다. 때문에 교육프로그램이 굉장히 많다. 나는 한국 현대정치를 가르쳤으므로 성인들이나 대학생들을 위해 한국 현대정치사 관련 교육프로그램을 하고 싶다.

미국에서 2년간 교수생활을 한 경험을 통해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생활 당시 외국 학생을 대상으로 영어강의를 한 적이 있다. 그 경험을 통해 우리 박물관 또는 한국에 존재하고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박물관 교육프로그램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한국관광공사와 연계해서 외국인들이 우리의 참모습을 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는 관광공사 측하고 MOU를 맺어 외국 관광객이 이쪽으로 올 수 있게끔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Q. 초대 관장으로서 임기 동안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운영 계획은.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현대사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현대사 자료의 아카이브 역할’뿐만 아니라 ‘현대사 연구의 중심 센터’로 만들고 싶다.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보수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과 진보적인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주 모여야 하는데, 그런 모임을 위해서 우리가 대화의 장을 만들려고 한다. 대화의 장은 세미나나 심포지엄 등과 같은 토론하는 장을 만들겠다는 것이머 이를 통해 통합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김왕식 관장 프로필
■ 출생 : 1953년 2월 25일
■ 나이 : 61세(만 59세)
■ 학력사항
1989 미주리대학교컬럼비아교 대학원 정치학 박사
1982 연세대학교 대학원 석사
1980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사
■ 경력사항
2012.12~ 제1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장
              한국국가정보학회 회장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방문교수
              일본 게이오대학교 법학부 방문교수
1999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사회생활학과 학과장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교학부장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 도덕윤리교육전공 주임교수
        한국국제정치학회 이사
        한국정치학회 이사
        한국선거학회 고문
        한국민주시민교육학회 부회장
        한국국가정보학회 부회장
        한국동북아학회 서울지회 지회장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사회생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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