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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에는정도(正道)가 답
공병호 | 승인 2013.02.08 14:37|(155호)

   
▲ 공병호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불황은 누구나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다. 잠시 스쳐가는 불황이라면 그나마 나은일이지만 장기화 될 조짐이 보일 때는 여간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이나 단체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일 때는 뭔가 확실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액 봉급을 받는 사람들은 그나마 상황이 좀 나은 편이지만, 자기 사업을 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업종에 따라 타격을 크게 받는 기업들도 많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얼마 전 한 신문에 일본 기업 가운데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사례가 소개되었다. 기업이건 나라건 간에 장기적인 어려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가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소개한다.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대목을 정리하고 이에 대해 필자 나름대로 의미를 더해본다.

세계 2위 건설장비 업체‘고마쓰’의 사카네 회장 이 지휘봉을 인수하였을 때는 회사가 심각한 영업부진으로 창사 8년 만에 800억 엔이라는 첫 적자가 발생한 시점이었다.

어려움이 닥치면 처음 고려해야 할 점은 기존의 지휘부를 계속 가져갈 것인가 아닌가이다. 왜 이 부분이 중요할까? 경영자도 보통사람들보다는 조금 덜하겠지만 나름의 관성을 갖고 있다.

현상을 바라보는 나름의 고정된 틀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이 확실히 낮은 것은 사실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라”라는 속담처럼 어려움이 닥치게 되면 맨 먼저 판단해야 할 것은 경영층을 교체하는 일이다. 이런점에서 고마쓰의 이사회는 현명한 선택을 하였다.

사카네 마사히로를 CEO로 전진 배치하게 된다.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새로 지휘봉을 이어받은 사람의 판단이다. 현재의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미봉책을 사용하더라도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병이 심각하다면 전면적인 개혁을 어느 수준까지 실시할 것인가? 이런 과제들은 하나하나가 조직의 운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경영자의 지혜가 크게 발휘되는 부분이다.
 
이때 현명한 상황판단 능력을 갖춘 CEO가 있는 기업은 그야말로 하늘의 도우심을 받았다는 표현도 무리가 아닐 정도로 행운을 갖는 셈이다.

위기 극복법
사카네 회장은 대부분의 일본 기업들이 선택하는 대안을 갖고는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린다. 여기서 대다수 일본 기업의 선택은 본사나 현장의 종업원 수를 얼마간 줄이더라도 대부분 자회사 파견 형식으로 갈음하는 것을 말한다.

이 방법은 무난한 방법이지만 증세가 심각할 때는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고 오히려 개혁 피로감만 누적시킬 수 있는 조치들이다.
 
사카네 회장의 상황인식은‘머뭇거리다가는 회사 문을 닫고 모두 직장을 잃어버릴 것이다’는 판단이었다. 게다가 그는 찔금찔금 바꾸는 식으로 현재의 문제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내린 다음 이왕 수술을 해야 한다면 철두철미한 수술을 한꺼번에 확실하게 단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희망퇴직 같은 대수술은 한 번에 끝내야 하지 자잘한 수술을 계속하면 실적에 반영되지 않고 사기만 떨어져요. 수술을 할 거라고 마음을 먹었다면 병을 뿌리부터 뽑겠다는 각오로 실행해야 해요. 그래야 직원들이 위기감을 공유하며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습니다.”(조선, 2013.1.12~13.)

바로 이 점이 고마쓰 구조개혁의 성공 포인트 가운데 하나이다. 그러나 대다수 경영자들은 이런 조치를 취하기가 쉽지 않다.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완강한 저항에 부딪힐 수도 있고 자신이 그런 조치를 성공시킬 확신이 서지 않을 수도 있다. 외부의 적도 문제지만 내부의 적도 문제가 된다.

그래서 미적거리면서 시간을 흘려 보내버리고 구조개혁의 타이밍을 놓쳐 버린 끝에 기업은 기업대로 어려워지고 기업 구성원들은 구성원대로 비용을 지불하는 사례들이 너무 흔하기때문이다.

조직도 그렇지만 나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어려움이 단순한 경기순환상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라고 판단하면 근본적인 자원 배분의 재조정에 착수해야 한다.

생산성이 떨어지고 효율이 낮은 분야에 배치되었던 돈과 인력을 과감하게 회수해서 절약하고 이를 생산성이 더 높은 곳으로 전진배치시켜야 한다. 자원배분의 효율성을 올리는 것이 구조개혁의 본래 의미이지만 이런 조치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른다.

그래서 화장만 하는 식의 구조개혁이 유행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이런 방식으로 문제 해결에 성공할 가능성은 아주 작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원을 낭비해오던 기존의 방식은 계속 유지하는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결과물을 낳을 수는 없는 것이다.

사카네 회장의 자원 재배치 계획은 첫째, 300개이던 자회사를 110개로 줄였다. 둘째, 750개 생산품목을 370개로 압축하여 통폐합하였다. 셋째, 직원 2만 명 가운데서 1100명을 퇴사시키고 1700명은 전환 배치하였다. 넷째,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여 경쟁력 있는 소수의 상품 개발에 개발력을 집중시킨다.

행운도 따랐겠지만, 이런 철두철미한 구조개혁으로 고마쓰는 V자형 회복을 꾀할 수 있었으며 일본 제조기업 가운데서 상위 중 상위에 속할 정도의 경영성과와 아울러 10%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게되었다.

불황의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지면서 우리나라에도 구조개혁의 필요성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통이 없는 구조개혁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그런 방법으로는 개혁 피로감만 누적시키고 결코 기대하는 성과를 거두기가 힘들다는데 우리의 고민이 있다.
 
이런 성공사례를 대할 때면 세상에 기적 같은 일은 없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게 된다. 귀한 것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이에 필적하는 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어야한다는 이야기이다.

공병호  news@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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