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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기매매, 우리나라의 실상은?
장기기증 증가는 또 다른 해법
[154호] 2012년 12월 31일 (월) 15:20:18 강경윤 기자 ggangky@mjknews.com

[정경뉴스=강경윤 기자] 최근 각종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할머니 인신매매 괴담’, ‘가짜 택시 괴담’이 퍼져 네트즌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이는 불법장기매매를 위해 인신매매를 벌이는 범죄를 가리키는 괴담으로 영화 공범자들을 통해 불법장기매매가 이슈화 된 것이 한몫했다.

이와 더불어 최근 중국이 사형수와 파룬궁 신자들을 대상으로 부족한 장기를 적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일 화제다. 장기매매는 합법적인 장기이식을 위한 장기 기증 부족에 따른 결과로 이는 우리나라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이번 중국의 불법장기매매 문제를 통해 우리나라 장기매매 시장의 실상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본다.

SNS에 떠도는 장기매매 괴담들
2012년 영화 <공모자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장기밀매의 적나라한 실태를 고발해 수많은 관객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에서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장기를 적출해 조직적으로 매매하는 기업형 범죄집단의 실체를 담은 범죄 스릴러 영화로 2009년 중국을 여행한 신혼부부의 장기밀매 사건을 모티브로 장기밀매의 실태를 리얼하게 보여주었다.

   
▲ 불법장기매매 시장의 실태를 리얼하게 보여준 영화 <공모자들>. 사진은 영화 중 불법장기매매 조직이 장기를 적출하기 위해 준비 중인 모습이다.

이와 더불어 최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를 통해 국민안전보호연대에서 만든 불법인신매매와 불법장기적출에 대한 동영상, 신종 인신매매 괴담 등이 퍼지면서 큰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실제로 SNS에는 자신이 신종 인신매매를 경험했다거나, 당할 뻔했으며 또는 경험한 자를 알고 있다는 이들이 속출하여 이러한 SNS 괴담이 실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대 조회수를 기록하였던 ‘할머니 인신매매’ 괴담은 한 70대 꼬부랑 할머니가 길을 알려달라며 또는 과일을 다 팔아야 하니 좀 사달라며 상대방을 유인하고, 상대방과 거리가 좁혀졌다 싶으면 골목에서 중국인 장정들이 나타나 봉고차로 납치해간다. 납치되면 중국 등으로 싼값에 팔아 넘겨지거나, 중국인 장정들이 장기적출 후 시신을 길거리에 버리고 도망간다는 내용이다. SNS를 통해 ‘할머니 인신매매’ 괴담이 퍼져나가면서 네티즌들은 ‘앞으로 길에서 누가 물어보면 무조건 대답하지 말아야겠다’, ‘노인들도 믿을 수 없는 세상’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가짜 택시 괴담’ 또한 마찬가지다. 내용은 승객이 마취제를 적신 휴지가 부착된 택시 문 안쪽 문고리를 만졌다가 느낌이 이상해 손을 코에 대 기절하면 장기를 적출해 판매하는 가짜 택시가 돌아다닌다는 이야기다.

   
▲ 카카오톡에 돌고 있는 ‘가짜 택시 괴담’ 메시지.

경찰은 경찰청 트위터 계정(@polinlove)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떠도는 소문의 진실은?’이라는 트윗을 올려 잇따른 강력범죄로 시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할머니 괴담’, ‘가짜 택시 괴담’ 등의 괴담 확산 진화에 나섰다. 트윗을 통해 “(괴담들은)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조심하는 것은 좋지만 사회적 불안감을 조장하는 괴담 유포는 자제해 달라”고 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올 초에도 비슷한 괴담이 번졌는데 최근 불안한 사회분위기를 타고 다시 괴담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만약 실제로 택시나 버스 등을 이용한 범죄가 발생하면 경찰이 숨기지 않고 먼저 알릴 테니 절대 괴담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했다.

중국 사형수 장기 적출 관행
국제사회는 2008년 이스탄불 선언에서 장기가 엄격한 절차와 윤리적 지침에 따라 기증되도록 했다. 이 선언을 통해 장기 기증은 기증자의 동의를 의무화해야 하며, 사형수의 장기는 기증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중국은 사형수의 장기를 적출해 밀매를 일삼을 뿐 아니라 수감된 종교계와 반체제 인사들의 장기도 적출해 밀매를 위해 비축하고 있다는 주장이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제기돼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중국 내에서 합법적으로 행해지는 이식수술은 1년에 만 건 정도에 불과하지만 장기가 필요한 사람은 무려 150만 명에 달하기 때문에 중국은 그동안 이식수술에 필요한 장기가 부족해 일부는 사형수로부터 적출해 공급하는 것을 관행으로 여겨왔다.
 
이러한 제도는 지난 1984년부터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 사법부(법무부 격), 위생부, 민정부 등의 부처가 공동으로 ‘사형수 장기적출 규정’을 제정해 시행해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중국은 장기를 이식하기까지의 과정이 불투명하고 비윤리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중국 사형수에 대한 장기적출 이슈 못지않은 것이 중국에서 진행된 매년 약 1만 건의 장기이식 수술 중에서 75%가 파룬궁 수련자의 것이었다는 주장이다.

이는 최근 데이비드 메이터스(David Matas) 캐나다 인권변호사가 쓴 <국가장기(State Organs: Transplant Abuse in China> 에 근거해 미국 국회 공청회에서 중국 파룬궁 수련자 6만5000여 명이 장기적출로 살해됐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최근에는 사형수 장기의 숫자가 감소하면서 파룬궁 수련자의 것이 85%까지 올라갔다고 보고 있다.

파룬궁 수련자를 집단 생체장기적출한 주도자는 전 중국 총서기 장쩌민을 비롯한 공안부장 저우융캉과 낙마한 보시라이, 왕리쥔 등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들이 파룬궁 탄압을 강행하기 위해 사법과 공안 계통을 장악하면서 중국 법률은 무용지물이 됐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파룬궁 탄압이 13년째 지속될 수 있었던 것은 독재체제라는 특성 및 지도자들의 묵인 하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생체장기적출이 대대적으로 밝혀지면 중국공산당의 존망 자체가 결정될 수 있다고도 한다.

   
▲ 중국이 사형수를 대상으로 장기적출을 해 큰 이슈다. 사진은 중국의 장기적출 반대 퍼포먼스.

한국 불법장기매매 실상
중국 불법장기매매 시장 확산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 내 브로커 조직을 끼고 이뤄지는 불법 중국 원정 장기매매가 최근 급증세를 보이는 것이다. 과거 공중 화장실 스티커나 전단지 등을 통해 이뤄지던 장기매매 알선이 인터넷 카페를 기반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국내 불법 장기매매 관련 게시물(온•오프라인) 적발 건수는 2010년 174건에서 2011년 745건으로 4.3배 뛰었고 2012년에 들어서도 급증세를 이어 가고 있다. 2012년 10월까지 728건으로 집계돼 월평균(72.8건) 기준으로 2011년(62.1건) 대비 17.3%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을 어겨 경찰에 붙잡힌 사람도 2010년 3명에서 지난해 25명으로 뛰었고, 지난해에는 8월 말까지 13명이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장기이식 정보공유 사이트로 위장한 인터넷 카페들이 늘면서 관련 사범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매매•이식 알선 카페들은 ‘○○환우회’, ‘△△사랑나눔’ 등 합법적인 장기이식 수술 관련 정보 공유 사이트로 위장해 단속망을 피하고 있다. 이들은 알선부터 수술까지 10~14일밖에 안 걸린다며 사정 딱한 사람들을 유혹하고 있다.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국내 알선책 A(35)씨의 사례는 인터넷 알선 장기매매 범죄의 전형을 보여준다.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A씨는 2007년 9월 말기 신부전증으로 투병하다 중국에서 신장이식을 받은 것을 계기로 알선업자가 됐다.

A씨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새생명 정보 공유’라는 카페를 열고 장기이식 희망자들을 모집, 이들을 중국 내 브로커인 ‘신 여사’에게 연결했다. 신 여사는 광시성 난닝의 인민해방군인병원과 결탁해 무허가 장기이식 수술을 알선했다.

신 여사는 알선 대가로 환자들로부터 통상 8000만 원을 받았고 이 중 140만 원을 A씨에게 떼어줬다. A씨는 여덟 차례에 걸쳐 중국 원정 매매를 알선했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혀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2심에서 징역 1년으로 감형 판결을 받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취한 이득이 크지 않고 본인이 신장을 이식받은 환자였다는 점을 참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여사 같은 중국 내 브로커들은 수술비를 제외한 알선 대가로만 5000만~1억 원을 받지만 중국에서 활동해 검거가 어렵다”고 말했다. 장기이식은 광시성, 산둥성, 허난성, 광둥성 등의 중국 주요 지역 병원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매매 근절은 장기기증 활성화로
장기매매는 근본적으로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보다 장기 이식 대기자가 많아서 생기는 문제이다. 때문에 불법장기매매 문제의 해결은 1차적으로 장기 기증을 늘리는 방법이 선행되어야 할 문제다.

우리나라 뇌사자의 장기 기증은 10년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2년 11월 대전 건양대병원에선 변모(68•여)씨를 비롯한 3명의 뇌사자가 잇달아 장기를 기증했으며, 이들의 장기는 만성신부전증 환자 등 모두 13명에게 새 삶의 희망을 안겼다.

변 씨의 아들은 “어머니가 평소 사후 장기 기증을 희망하셨지만, 자식 입장에서 동의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고인의 뜻을 마지막으로 받드는 것도 자식 된 도리라고 생각해 최종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2012년 6월에는 뇌사에 빠진 생후 4개월의 문모 환아가 확장성 심근염을 앓던 다른 영아(생후 11개월)에게 심장을, 만성신부전증으로 오래 투병하던 56세 여성에게 양쪽 신장을 기증했다. 이 환아는 국내 최연소 장기 기증 사례로 기록됐다.

질병관리본부 장기이식관리센터는 2012년 11월까지 타인에게 장기를 기증한 뇌사자는 375명으로 지난해 전체 기증 뇌사자 368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002년 36명에서 지난 10년간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는 보건 당국이 2011년 6월 일선 의료기관의 뇌사 추정자 신고 의무화를 골자로 한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을 시행한 결과이다. 이 법률에 따라 간호사 등 코디네이터들이 뇌사 추정자가 있는 병원을 방문해 의료•행정적 지원을 하고, 장기 기증자의 유족에게 장례비•위로금 등 최대 540만원을 주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장기 기증 뇌사자는 인구 100만명 당 7명 꼴로 스페인 34명, 미국 21명 등과 비교할 때 턱없이 적다.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대기자는 지난달 말 현재 2만2427명에 달하고, 한 해 평균 900명 이상이 장기 이식 수술을 받지 못해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건 당국은 뇌사자 장기 기증이 더욱 늘어나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관련 법률과 제도를 현실에 맞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 또 장기 기증자들이 우대를 받고 취업•보험 등에서 차별 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기대해본다.

ggangky@mjk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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